사계자리

오랜 시간 동안 마을 안에 자리했던 제주의 집.

가족의 일대기가 지금도 이어지는 장소.

분명 관광지 내에 있지만, 외지인이 드문 이 마을의 골목길을 바라보며

아득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오버랩되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조용한 조용한 시골마을의 정적을 깼지만,

마을의 온기 만큼은 깨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만든 돌집의 원형과 그 시간 만큼 증축 되어 온 별실의 공간을

뼈대만 남겨두고 비워냈다.

건물이 이어진 흔적은 작은 중정이 되고, 공간을 잇는 길목이 되었다.

 

우리는 공간에 새로운 관계를 부여하고 그 안에서 오롯이 시간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자극적인 비일상이 아닌,

일상과 비일상의 건강한 경계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한번쯤은 자극에서 벗어나 우리가 잠깐 잊고 있던

아련한 기억 속의 정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designed by B I : U M

constructed by client & DEMARK

photograph by haneol pics.

 

 

Categories: Architecture, Space